[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김지원이 새침함을 벗고 거침없이 망가졌다. 코미디가 이리도 천직일 줄이야.
22일 오후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가 첫 방송됐다. 세상이 보기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도, 남들이 뭐라던 ‘마이웨이’를 가려는 꼴통판타스틱 포(4) 청춘들의 골 때리는 성장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극 중 김지원은 아나운서 지망생 최애라 역을 맡았다. 꿈은 뉴스 데스크의 선 제2의 백지연이지만, 현실은 백화점 인포 데스크에서 최 양으로 불린다. 학벌, 집안, 스펙, 남자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것도 없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힘으로 밥벌이를 하며, 심지어 남자친구의 고시 뒷바라지까지 하는 씩씩한 여자다. 게다가 최애라의 여우짓은 어설프고 내숭마저 없다. 성격은 화끈하고 시원시원하다. 누군가에게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사람을 지키는 여자다.
최애라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은 절친 고동만(박서준)과 있을 때다. 이미 산전수전에 볼꼴 못 볼 꼴을 다 보여줘 숨길 것도 더할 것도 없는 사이다. 서로를 손톱만큼도 이성으로 생각하지도 않기에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하다. 그의 똘끼는 고동만 앞에서는 단점이 아닌 매력 그 자체가 된다.
특히나 최애라를 연기하는 배우가 김지원이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BS '상속자들'(2013) 유라헬 역으로 얼굴을 알린 그다. 시청자에게 특유의 도도한 분위기로 깊이 각인됐다. 여기에 KBS 2TV '태양의 후예'(2016)에서는 군의관 윤명주 역을 맡아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딱 떨어지는 대사톤과 정확한 발음은 그의 상징이다.
반면 '쌈, 마이웨이' 속 최애라는 그간 김지원의 대표작 속 캐릭터들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털털하고 괄괄한 성격 탓에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고, 논리보다는 손과 발이 먼저 나간다. 감정을 숨기기보단 울고 웃는 편에 가깝다. 눈물과 콧물은 필수이기에 초라해지는 순간도 많다. 게다가 고동만과 함께 있을 때는 코미디 장르 특유의 호흡까지 주고받아야 한다. 그간 김지원이 전작에서 보여줬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는 기우였다. 김지원은 최애라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며 남다른 연기 내공을 과시했다. 역대급 똘끼를 지닌 최애라는 그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 자칫하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능청스러운 그의 연기는 '쌈, 마이웨이'를 향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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