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MBC
사진=JTBC, MBC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리얼 예능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대한민국 리얼 버라이어티의 초석이 된 MBC ‘무한도전’이 13년의 역사를 안고 시즌을 종영했다. 총 563부작. 이 방대한 시간동안 ‘무한도전’이 이끈 예능 역사의 발전사는 대단했다. 각 멤버별 카메라가 생겨났고, 카메라는 연예인의 꾸미지 않은 모습까지 방송에 내보냈다. ‘무한도전’에서 시도됐던 많은 포맷들은 발전해 향후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8년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관찰 예능’이라는 포맷이 가장 대표적인 격이다. 카메라는 놓여 있고 연예인들은 각본 없이 그 안에서 자신의 일상을 내보인다. 물론, 작가와 PD가 배경상황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이들이 어떤 행동과 말을 할지는 그야말로 ‘리얼’이다. 이후 편집이라는 가공을 거쳐 이 리얼함은 ‘리얼 예능’으로 상품화된다.

시청자들의 경우 ‘리얼 예능’이란 상품의 수요를 담당한다. 하지만 결국 상품이라는 것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법. ‘리얼 예능’ 또한 수요를 담당하는 소비자들의 모든 니즈를 만족시킬 수 없다. 또 어떠한 경우라면, 논란들이 생기기도 한다. ‘무한도전’ 역시 13년이라는 방송 기간 중 논란에 휩싸였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출연자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했고, 방송 내용에 대한 문제이기도 했다. ‘불편함’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저 웃기는 것을 넘어 예능은 비판과 평의 대상 거리가 됐고, 특히나 ‘리얼’이라는 소재가 예능 프로그램들이 가져야하는 기본 소양이 된 이후부터 예능 프로그램들은 하나 둘 논란이라는 짐을 짊어져야 했다. 그렇게 예능은 조심스러워졌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스럽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논란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리얼 예능’을 표방하다 대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몇몇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은 출연자의 행동들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논란의 중심은 ‘어디까지가 리얼인가’하는 문제였다. 예능의 기본 덕목은 웃음을 전달하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출연진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각본 없이 실생활의 모습을 연출하며 자연스럽게 웃음을 전달해야 한다. 결국 어떻게 됐든 그들은 그 속에서 또 하나의 캐릭터를 입게 된다. 오롯하게 실제 꾸밈없는 실생활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관찰 예능’은 이미 종말을 맞았을지 모를 일이다. 물론 시청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묵인한다. 일종의 규칙이다.

사진=MBC '이불 밖은 위험해',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사진=MBC '이불 밖은 위험해',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하지만 최근의 예능프로그램은 이러한 규칙을 자주 잊게 만든다. 너무 리얼한 것인지 혹은 정말 리얼인지 구분 할 수 없게 만든다. 혹은 정말 리얼한 상황이라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최근 리얼 논란이 불거졌던 KBS2 ‘하룻밤만 재워줘’가 가졌던 논란이 전자에 속한다. 리얼인지 리얼이 아닌지 구분이 가지 않는 것. 물론 사전 섭외는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실제이기에 해당 리얼 논란은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문제다. MBC ‘이불 밖은 위험해’에 출연했던 탁재훈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더 발전한다. 거기서의 탁재훈의 모습이 리얼한 그의 모습인지 혹은 웃음을 위해 캐릭터를 입고 리얼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방송 이후 한동안 해당 상황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후자의 경우(정말 리얼한 상황이라서 문제)는 무엇일까.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둘러 싼 최근의 논란이 그것이다. 논란의 불이 지펴진 것은 명절 당시 김재욱 가족의 모습이 그려지면서부터. 시댁과 며느리의 갈등 구조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답게 방송에는 시댁 생활을 하며 힘들어하는 며느리 박세미(김재욱의 아내)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후 김재욱의 가족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사회의 가족 문제를 돌아보고자 기획됐던 프로그램은 그렇게 김재욱의 가족에게만 비판이 쏟아지며 논란을 낳았다. 기획의도에 맞게 너무나 리얼했기에 불거진 문제였다.

이러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리얼 예능은 결국 논란이라는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예능이 떠안는 불편함은 필수불가견한 존재일까. 과거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이경규는 이러한 말은 남긴 적이 있다. “예능의 끝은 다큐멘터리다.” 이 말인 즉 결국 예능은 현실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리얼 예능은 더욱 그러한 속성이 강하다. 그렇기에 이제는 예능을 향해 던지는 불편함에 대해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어쩌면 ‘리얼 예능’ 속 존재하는 불편한 요소들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만연한 ‘불편함’들이 아니었을까. 출연자들과 프로그램에만 돌을 던지는 것은 어쩌면 이 ‘불편함’들에 대해 너무 단순하게만 바라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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