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배가본드' 결말이요? 한 신도 놓치지 마세요"
이승기, 배수지, 신성록 등의 스타들, 그리고 문정희, 백윤식, 이경영 등 압도적인 연기 장인들이 한데 모인 드라마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인물이 있다.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을 통해 익숙한 배우 강경헌은 '배가본드'에서 반전의 키를 쥔 인물 오상미를 만들어내며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강경헌은 "정신적으로는 아주 즐겁고 편했고 육체적으로는 고된 면이 있었다"며 '배가본드' 촬영 당시를 돌아봤다.
"작가님, 감독님, 촬영 감독님의 팀워크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다. '자이언트'를 보고 알았고 '샐러리맨 초한지'를 보면서 '이 팀 최고구나', '이 팀과 함께 하면 참 좋겠다' 싶었다. 워낙 좋아하는 분들이었는데 작년 봄에 3월쯤에 연락이 왔다.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됐다."
함께 하고 싶었던 제작진들과 만났기에 팀워크 역시 여느 촬영현장보다 좋을 수밖에 없었다. "워낙 하고 싶었던 팀들과 작업했고 처음 했지만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 팀워크가 좋아서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액션신 찍을 때에도 촬영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순조롭게 촬영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촬영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즐거웠던 거다."
하지만 육체적으로는 힘들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 뛰고 납치당하는 등 몸을 쓰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강경헌은 "몸 쓰는 일이 많았다. 갇혀 있기도 하고 컨테이너 신 같은 경우에는 여름에도 찍고 겨울에도 찍었다. 여름에는 너무 더운데 뜨거운 컨테이너에 있어야 했고 겨울에는 초겨울 옷 입고 맨발로 추운데 있어야 하더라. 또 제시카 리랑 몸싸움 하는 신들이 합을 맞추고 하긴 했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까 찍고 나서 관절이 아프더라. 하하. 쫓기는 장면도 있는데 오랜만에 전력질주를 2시간 하고 나니까 구토 증상까지 나더라"며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강경헌이 맡은 오상미는 극적 반전이 있는 인물이었다. 비행기 사고로 남편을 잃은 유가족이었지만 알고 보니 비행기 테러의 숨은 공범이었던 것. 돈을 받고 수백 명의 민간인들을 죽음에 빠트린 위험인물이었다.
강경헌도 자신의 그런 캐릭터에 고민이 많았다고. "오상미의 반전을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그걸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처음에 유가족으로 나오는데 상미의 욕심이 들키지 않고 오로지 유가족으로 보여야 했다. 가짜 연기를 연기해야 하지 않나.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유가족으로 모로코에 가서 가짜 연기를 하는 게 어렵겠다 싶었다. 그런데 유가족 팀들이 워낙 좋은 배우들이다. 너무 잘해주니까 같이 흘러가면서 오상미도 실제로 연기하러 왔어도 이들 때문에 감정이 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4회에서 유가족들과 모여서 회의할 때부터는 조금씩 보여주려고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수위조절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나', '티 났을까 아직 모를까' 하면서 신경 써서 연기했다. 오히려 반전이 오픈된 후에는 그 고비는 덜 하게 되니까 조금 낫더라."
그렇다면 그가 본 오상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강경헌은 오상미를 연기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신만의 전사를 써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악역이라는 생각 대신 진짜 그 인물이 되어보려고 노력했다고. "50억이 큰 돈이고 있어야만 하는 돈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때문에 아무 잘못 없는 시민들의 생명을 그냥 다 팔아넘길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처음 출발한 건 이 사람은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거였다. 부모나 가족에게 사랑을 받아봤다면 사람의 가치를 모르지 않았을 거다. 현재 금전적으로 쫓기는 상황이겠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그 선택을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우하고 메마르고 건조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럼에도 어느 역할을 맡든 실제 나의 모습과 괴리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강경헌은 "선한 역이든 악한 역이든 역할을 맡을 때마다 괴리감이 많이 든다. 가치관은 다를 수 있으니까. 대신 그걸 잘 받아들이는 게 연기를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사람이 왜 이랬을까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사전 작업을 할 때 이 사람의 심리에 대한 생각을 제일 많이 하는 거다. 이 친구를 최대한 사랑해주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배가본드'는 이제 종영까지 단 3회 만을 앞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상미의 결말은 아쉽다고 밝힌 강경헌. '배가본드'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묻자 그는 "한 신도 놓치면 안된다. 누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눈을 부릅뜨고 보셔야 한다"며 스포를 최대한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강경헌이 출연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금, 토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PR이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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