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김정은이 '나의 위험한 아내'(연출 이형민/극본 황다은)를 마치며 작품과 함께 한 7개월을 돌아봤다. 극중 김정은은 완벽한 아내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모를 편집증적인 모습도 지닌 인물 심재경 역을 맡아 남편 외도의 진실을 알게된 후 희대의 납치 자작극을 계획하는, 복합적이고 다이내믹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지난 1996년 MBC 2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정은은 앞서 MBC '별은 내 가슴에', '해바라기', '이브의 모든 것', SBS '파리의 연인', 영화 '가문의 영광',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수많은 히트작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결혼 후 복귀작이자 첫 악역 도전작으로 의미가 있었던 OCN '듀얼' 이후 약 3년 동안 연기 활동의 휴식기를 가졌던 김정은. 이번 '나의 위험한 아내'에서 그는 그 공백이 무색할 만큼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여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최근 헤럴드POP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솔직히 말하면 작품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허무감이나 혼자만 느끼는 외로움, 배우로서 느끼는 우울감은 좀 있다. 물론 안 그런 척 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나의 위험한 아내'(이하 '나위아') 종영 소감과 근황을 밝혔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정은은 남편과 함께 홍콩에 머물던 자신을 한국으로 오게 만들었을 만큼 '나위아'가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던 바다. 그는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심재경이 결국 모든 사건을 주도면밀한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를 정말 만나기 쉽지 않다"며 다시 한번 작품을 추켜세웠다.
이어 "겉으로는 매우 평범하고 약해 보이는 현모양처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 반전과 희열이 큰 쾌감을 줬다. 처음엔 납치자작극으로, 나중엔 50억을 놓고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현실을 약간 비껴간 판타지로서의 반전과 복수들이 늘 약자로만 그려지는, 같은 아내의 입장에서 통쾌하게 느껴졌다"며 "현실 가정에서 우리 아내들이 얼마나 남편과 아이를 위해 희생하며 사는가! 하지만 그 희생을 그만큼 높이 평가받고 있는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고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물론 현실에 심재경 같은 인물이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인물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남편들! 평범한 주부를 얕보지 마라' 이런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고 작품에 끌렸던 이유를 밝혔다.
그런 김정은은 판타지적 인물인 심재경에 대한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는 "재력에 남편 내조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도, 남편 외도에 대한 복수를 완벽하게 계획하고, 그 이후에도 모든 사건을 혼자 다 꾸미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50억으로 현혹 시켰다. 이런 아내가 현실에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현실적인 인물로 안착시키는 게 가장 신경이 쓰였다. 그래야 보시는 여성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테니까"라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 외도를 목격하는 되는 과정에서도 평범했던 주부가 흑화(?)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재경이는 워낙 감정을 숨기고 계속 연기하고 거짓말하고 아닌척하는 그런 씬들이 많아서 가끔 윤철에게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소리 지르고, 울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씬들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었다"면서 "최고의 멋진 빌런이지만 여자로서 아내로서 사랑받고 싶어하는 느낌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연기에 중점 둔 부분을 밝혔다.
김정은의 남편 역시 '나위아'가 촬영 및 방영되는 동안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김정은은 "열혈 시청자로서 매우 응원하고 지지하고 환호해주었다"며 "남편은 이제 어느덧 5년차 여배우의 남편으로서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모니터를 해주려고 노력한다. 꽤 예리하게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디테일한 면을 이야기 해줬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던 몇몇 장면들은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절대 혼자 밤에 보면 안 되겠다며 깜짝 놀란 반응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11월에 서울에 도착해서 격리 후에 지금은 같이 있는데, 가끔 내가 재경이처럼 보여서 무섭다고 종종 얘기한다"며 "가끔 내가 웃을 때 무서우니 그렇게 웃지 말라고도 한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깊은 생각도 털어놓았다. 김정은은 "우리 드라마는 처음부터 남자들을 응징(?)하고 한 대 때려주는 재경의 화려한 복수극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등장한 남편의 외도와 불륜 등등을 미화 시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 복수를 위한 매우 폭력적이고 과장된 설정이었고, 또한 우리 드라마는 부부간에 용서에 대한 서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내가 결혼을 안했다면 재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을까? 나도 결혼 5년 차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실 인간의 점점 늘어나는 수명을 고려했을 때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 '평생 한사람만을 사랑해라!' 하는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가슴 뛰는 설레임은 오래 지속되는 힘이 없고 점점 다른 형태의 감정들이 부부 사이에 존재하게 된다. 그것이 의리든 존경이든 동지애든. 수많은 인간관계 중 가장 은밀하고 가까우면서도 가장 어렵고 깨지기 쉬운,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결혼이라는 제도는, 그만큼 지키고 견뎌내기 힘들기 때문에 지켜냈을 때의 더 큰 값어치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오히려 요즘같이 쉽게 이혼하는 시대에, 결혼이라는 약속을 서로 지켜가려고 노력하는 미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기혼자로서 많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은 결말에 대해 "마지막에 재경이가 놓은 160억이라는 덫에 오히려 남편인 윤철이 본인의 의지로, 그러나 마음을 졸이며, 하지만 옴짝달싹 못하게 살게 되는, '뛰는 남편 위에 나는 아내가 있다!'라는 우리 드라마의 미덕을 아주 경쾌하게 잘 끝냈다고 생각한다"며 "주부들, 여자들이라면 사이다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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